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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Book

가상은 현실이다

"오늘날 기술은 사용자가 더 많이, 더 오래 쓰도록 하는 중독성을 하나의 기능으로 가지고 있다. 우리는 중독적인 기술(Addictive Technology)에 사로잡힌 것이다. 이것은 인류 기술 역사에서 발견되는 매우 흥미로운 변화다. 이전까지 기술은 중독을 목표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기술은 인간이 마주한 특정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망치는 오래 쓰도록 디자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망치의 목표는 빨리 망치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초기 인터넷 소프트웨어 역시 유사하다. 구글 검색은 사용자를 원하는 사이트로 빠르게 이동시키도록 설계되었다. 구글로부터 빨리 벗어나게 돕는 것이 구글의 목표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술은 다르다. 기술은 망치가 아닌, 갈고리처럼 생겼다. 기술은 사용자를 빠져들게 하고 묶어두는 것(Hooking)을 목표로 삼는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상당수가 그렇다. 소셜 미디어와 가상현실 헤드셋은 모두 사용자를 기술에 더 오래 더 깊이 빠져들도록 유도한다. 결국 기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중독시키는 것이 이들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다." 

주영민, 가상은 현실이다, 어크로스, 2019년, p139~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