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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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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리단길 말로만 듣던 망리단길에 가봤다. 왠지 모르게 나에겐 뭔가 난해하게 느껴졌다. 이차선 도로를 두고 수도 없이 자리잡은 가게들 사람들은 어찌나 많던지 그래도 가게 속 사람들은 참 행복해보였다.
삶에 대한 죄가 있다면 "삶에 대한 죄가 있다면, 그것은 삶을 절망하는 데가 아니라 다른 삶을 희망하는 데(실제로는 두려워하는 데) 그리고 이 삶의 준엄한 무게를 회피하는 데 있다." - 알베르 카뮈
알콜 엘리베이터 손소독제로 손을 닦는데 갑자기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향이 느껴졌다. 그렇게 알콜중독자가 되었나보다.
Porter When life looks black as the hour of the night A pint of plain is your only man.
차슈라멘 회사 근처에 점심을 먹을만한 곳이 많지 않다. 가까운 곳에는 적당한 식당이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식사를 하려면 꽤 긴 거리를 걸어가야만 한다. 때로는 귀찮음에 식사를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소풍’ 이라는 식당은 회사 근방에서 라멘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테이블이 네다섯개 정도 있는 작은 식당인데 메뉴 또한 많지는 않다. 자주는 찾지 못하지만 이 곳을 갔을 때는 항상 차슈라멘을 먹는다. 면도 잘 삶아졌고 국물의 간도 적당하다. 출근하는 날 만족스럽게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깔끔 깔끔하게 정리된 식당의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 압도적인 깔끔함에 음식 또한 청결한 환경에서 위생적으로 조리되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리라
수동적 인생 인생을 살면서 수동적인 태도는 매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듯 하다. 약속을 정할 때도, 직업을 정하는 데에도, 심지어 이렇게 짤막한 글을 하나 쓰는 것에 있어서도 남의 눈치만 보게 된다. 삶의 주인은 온전히 나 자신이어야 하는 것임에도 그렇게 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자신감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언제 어느 때에나 남의 눈치만 보기 바쁠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이러한 악순환을 어떻게 해야 끊을 수 있는 것일까. 고민만 깊어질 뿐 오늘도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그저 웃던 ​ 그저 웃던 시절이 있었을 것 같아 이 사진 속의 바닥처럼 어떠한 근심도 없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생각해도 괜찮았던 그런 시절 지금은 무엇이 문제일까 너무나 생각해야 하는 것이 많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도 너무나 많지 그저 무기력할 뿐이야